[혼자놀기 61] Bioshock (3) - 후기 :: 2010/01/28 19:16


Fallout 2
그럼 스토리 텔링이 훌륭하다면 그 속에서 전달되는 스토리 자체는 어떠한가? 어떻게 보면 앤드류 라이언과 프랭크 폰테인, 이 두 인물의 대립과 갈등에 관한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있는 사상과 이념의 충돌, 그리고 이성과 윤리의 관계 등, 여러가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다양한 면이 포함되어 있다. 열심히 일한 만큼 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철저하게 시장원리로 지어진 랩처는 어떻게 보면 그야말로 유토피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말 그대로 이상향일 뿐, 그 이상이 현실이 되려면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랩처의 이상을 보자. 과학자는 윤리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가는 검열에 제한받지 않는다. 하지만, 과학자가 윤리에 얽매이지 않게 되자, 이들은 아담의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얼마든지 자신의 의도대로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게 되자, 더욱 절대적인 기준에 다다르기 위해서 잔인한 짓도 마다 않는 인간들이 늘어나고 만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스타인먼 박사와 코헨이다. 스타인먼 박사는 성형외과 의사로 사람들이 원하지 않아도 자신의 미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남의 얼굴에 칼을 대는 인물이다. 예술은 어떠한가? 주인공을 라이언에게로 인도하는 센더 코헨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주인공의 손을 빌어 살해한다. 그리고 그들의 시체를 찍어 전시해놓고 작품이라 부르는 인물이다. 코헨의 작품은 그것뿐이 아니다. 포트 포틀릭 곳곳에 있는 석고상들은 그야 말로 살아있는 인간으로 만든 밀납인형과 같은 작품들이다. 극단적인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행위에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속에서 이야기는 선택을 요구한다. 바로 리틀 시스터이다. 주인공은 리틀 시스터로부터 아담을 얻기 위해서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첫번째는 리틀 시스터를 구원하는 것이다. 그러면 리틀 시스터는 제정신을 찾게 되지만,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아담은 적은 양뿐이다. 다른 방법은 리틀 시스터로부터 바다민달팽이를 추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다량의 아담을 얻을 수 있지만 리틀 시스터는 죽게 된다. 랩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저들과 똑같은 짓을 저지를 것이냐, 아니면 그 속에서도 도덕적 가치와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지킬 것인가 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며 그에 맞는 결말이 준비되어 있다. 플라스미드를 주사한 스플라이서이자, 유전자 세뇌를 당한 도구인 주인공이지만, 그는 이 선택의 기로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선택을 해 랩처와 리틀 시스터의 구원을 가져오게 된다. (물론 리틀 시스터를 구원했을 경우임) 테넨바움은 이렇게 말한다. "아담은 인간의 모든 능력을 향상시켜요. 본성만 빼고요. 어쩌면 영혼을 키우는 플라스미드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당신의 DNA에 그 비밀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라이언은 말한다. "사람은 선택하고, 노예는 복종한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인간의 탐욕과 결합했을 때의 비극을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 영혼을 가진 인간이라는 존재 가치에 대해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유 의지라는 것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의지가 아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의지임을 깨닫게 한다.
게임을 하면서 너무 오버 아니냐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괜찮은 놈 하나를 만났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 뭐, FPS에는 그닥 재능은 없지만서도... 이참에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도 한번 더 플레이 해봐야겠다. 물론 살펴보고 싶은 다른 게임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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