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놀기 62] Half-Life :: 2010/01/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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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참 PC 게임에 불사르고 있는데, 이왕 하는거 최신 게임을 즐겨보는게 당연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아무리 옛날 게임이라고 해도 요즘 게임보다 재미가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전에 지나쳤던 게임계의 명작들을 다시 찾아보는 중에 이 녀석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직접 플레이를 해봤다. 그 녀석이 바로 'Half-Life'이다.

  Valve Corperation의 처녀작인 이 게임은 1989년에 출시되자마자 게임의 문법을 다시 쓴 게임이라는 평을 받으며 여러가지 상을 휩쓸고 만다. 전혀 이벤트 영상이나 컷신을 사용하지 않고, 레벨 개념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는 형태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첫번째 게임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형식이야 요즘에는 일반적이지만, 당시에 나온 1인칭 슈팅 게임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둠의 개발자인 존 카멕이 'FPS에서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고 말했지만, 하프라이프는 FPS에서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이 게임의 몰입도를 훨씬 키워준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카멕의 말에 이렇게 맡받아쳤던 것 같다. "게임은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그런데, 이미 속편을 계획하고 제작한 것과 같이 줄거리 상으로는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들이 별로 없다. 많은 부분이 드러나 있지 않고 있으며, 조금만 검색해서 확인할 수 있는 여러가지 내용들이 1편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아무래도 다른 시리즈를 계속 플레이 하는 가운데 하프라이프의 세계관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듯 싶은데, 1편만(그것도 영문으로) 플레이를 한 것을 토대로 줄거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기실 분들은 열지 마세요.


  이것이 전체적인 줄기이지만, 역시 많은 부분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어떤 부분은 게임을 하면서 알아낼 수 있는 것들도 있다.(개인적으로 이런게 좋다.) 하지만 여전히 1편만의 내용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남자'의 정체이다. 흔히 G맨(이 역시 게임 중에는 언급이 없다)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상투적인 정부 요원의 복장을 하고 있지만, 왜 그는 외계 생물들에게 공격을 받지 않는지, 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지, 대공명 현상을 일으킨 것과 특수부대를 부른 것이 그 남자인지, 과연 무슨 목적으로 고든을 고용했는지 등 수많은 미스테리를 안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소문을 듣자하니 하프라이프 2 에피소드 2가 될때까지도 명확한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하프라이프의 핵심은 이 남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이 남자가 고든을 눈여겨 본 것도 당연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직접 게임을 해보면 알게 된다. 그저 MIT를 졸업한 평범한(?) 공학자 정도로 시작했지만, 총한번 잡아본 적 없다는 사람이 무시무시한 외계 생물들과 현란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특수부대원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다니 말이다. 종류별로 개성이 독특한 외계 생물들의 디자인도 참 놀라울 정도이다. 특히 숙주의 머리를 물어뜯어 좀비로 만들어 버리는 해드 크랩이 가장 인상적인 놈이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빼어난 특수부대원들을 상대하는 건 짜증나면서도 흥미진진하다. 난이도를 가장 쉬운 것으로 했음에도 정말 훈련받은 것처럼 움직이는 군인들 때문에 진땀 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게임의 분위기는 또 어떤가? 금방 거대한 사고가 발생한 연구소답게, 조금만 발을 헛딛으면 천장에서 무너지는 파편을 맞기 쉽상이며, 갑자기 뒤에서 튀어나오는 괴물들 때문에 깜짝 놀라 자빠진다.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처럼 환기구를 전전하다가 어두컴컴한 곳에 숨어있던 해트 크랩에 당하고 나서야 손전등을 켜게 되고, 시시각각 다른 적들을 상대하면서 퍼즐처럼 짜여진 장애물들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 정말로 난 이곳에서 생존해야만 한다는 긴박감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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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된 과학자들. 이렇게 다가오는건 좋다만, 갑자기 나타나지 마라 말이야!!


  많은 요소들이 하프라이프가 명작의 반열에 들 수 있게 해준다. 적절하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에 실감나는 전투와 골치 아픈 퍼즐들, 그 모든 플레이들이 중간에 중단되지 않기에 정말로 그 현장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 말이다. 이어서 속편들을 플레이 해볼테지만, 왠지 1편에서 느꼈던 만큼의 감흥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그래픽에 대해서는 예외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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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0 00:23 2010/01/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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